안녕하세요. 더라비린스 유저 뒤퍽이 입니다.
요즘 라비린스에 신규 유저가 참 많아진 것 같습니다. 저도 라비린스를 본격적으로 한 지는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처음 라비린스를 시작할 때 느꼈던 막막함이 기억납니다. 인증미궁은 종류가 왜 이렇게 많고, 힌트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야기만 하고... 이런 여러 어려움 중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그래서 무슨 미궁을 풀지?' 였습니다. 종류가 너무 많기도 했고, 별점이나 클리어자 수가 약간 도움이 되기는 해도, 그 미궁의 특징을 알기엔 부족했으니까요. 2년이 지난 지금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여러분들을 위해서 즐거웠던, 추천하는 미궁들을 난이도별 (실력별) 로 5개씩만 적어보았습니다. 선정 기준은
1. 풀면서 많이 즐거웠을 것.
2. 힌트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져 있을 것.(게시판이나 포인트 힌트 등)
입니다. 물론 인증미궁에 있는 미궁들은 다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고, 이 기준은 지극히 저만의 기준임을 밝힙니다. 각 카테고리별 순서는 별 의미 없습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좋은 미궁을 만들어주시는 제작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초심자(대략 0문제 - 500문제)

1. 세가지색 일곱문제 - Pixcel.
첫 미궁은 픽셀 님의 미궁입니다. 픽셀님 미궁 중에서 한 가지를 꼽으라면 역시 '오문'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오문은 좋은 아이디어로 승부 보는 약간은 변칙적인 미궁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미궁에 표준형에 가까운 미궁은 세가지색 쪽 같아요.
거의 모든 문제가 일명 '방탈출' 같은 큰 검색이 없고 깔끔한 문제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구조도 이쁘고, 초심자들에게 적당한 그리기 활용과 정~말 기초적인 검색 수준이란 점도 좋았습니다. 미궁게임에 흥미를 느끼게 하고 싶은 친구에게 여러 번 추천했고, 반응도 좋았습니다. 힌트게시판에 글도 많고요. 풀지 않으신 분들이 더 적겠지만, 혹시나 놓치셨다면 꼭 추천해 드립니다.

2. Art - Dark.
두 번째는 다크 님의 아트입니다. 다크 님 역시 다작을 하신 제작자님이시고, 각각 컨셉이 다른 미궁 하나하나가 재밌는 문제를 품고 있지만, 하나를 꼽자면 가장 최근에 나온 아트가 좋았습니다.
문제가 굉장히 이쁩니다. 한 화면에 딱 들어가는 이쁜 그림으로만 이뤄진 단순한 디자인. 그러면서도 문제마다 특색을 가진 고유의 풀이. 답을 알게 되면 그 풀이를 만들기 위해 딱 맞게 들어가진 구조와 배치를 보며 감탄하게 되는. 좋은 미궁이었습니다. 풀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디자인 부분도 참 좋았어요. 문제의 색채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푸신 미궁이고 힌트게시판도 꽤 활발하니, 한 문제씩 천천히 고민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미궁적 기믹도 거의 없어요.

3. LIFE - 아무.
지금부터 나올 3개의 초보용 미궁은 모두 요즘 새로 나온 미궁들입니다. 그리고 그 중 처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아무 님의 LIFE입니다.
사실 기존 인증미궁들 중에도 초심자용 미궁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꼬이지 않은 문제와 친절한 가이드로 이뤄져 있죠. 하지만 미궁 초심자에게 소스코드, 이미지명보기, 페인트칠하기는 꽤 큰 스트레스입니다. 힌트를 보자니 '미궁에서 많이 나오는 테크닉이에요!'라는 말밖에는 할 게 없고, 초보들 입장에서는 '내가 문제 풀려고 왔지 컴퓨터 자격시험 따러 왔나?'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테크닉에서 재미를 느끼기엔 아직 접해본 미궁의 수가 적기 때문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요새 나오는 쉬우면서 미궁 테크닉이 적은 미궁들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LIFE는 특히 스토리가 좋았어요.
사실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미궁은 아니지만, 인생에 관한 짧은 이야깃거리, 혹은 농담거리들이 문제를 풀고 얻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문제들도 툭 튀는 몇 개를 제외하고는 초보분들도 금방 푸실 만한 문제들이에요. 문제의 개수도 너무 많지 않아 좋았습니다. 추천이에요.

4. 8 0 퍼 센 트 미 궁 - SYL지적유희자.
따끈따끈한 신작이죠. 벌써 140명이 넘는 분들이 클리어하셨네요.
제가 미궁을 처음 시작했다면, 가장 재밌게 풀었을 것 같은 미궁이에요. 어느 정도의 병렬 구조로 되어 있어서 문제를 푸는 흐름이 빠르고, 너무 심하게 꼬아놓은 문제 없이 재밌는 아이디어가 많으며, 레벨 디자인 또한 잘 되어있어요. 문제의 80%만 풀면 된다는 메인 아이디어는... 어떤 분들은 좋아할 아이디어이지 않을까요! 후반부 몇 문제가 약간 아쉬웠지만, 당장 제 친구가 "야 나 쉬운 문제들 풀고 싶어."라고 한다면, 아마 이 미궁부터 가져다 줄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검색 불필요 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5. 순 한 맛 - 삐릿뽀
요새는 제 목 을 띄 어 쓰 는 게 유 행 인 가 요 ?
아마 신작 세 개 중에서는 가장 어려울 미궁입니다. 이 미궁 역시 지문과 스토리보다는 적은 가이드를 보고 예쁘게 꾸며진 문제들을 푸는, 요새 입맛에 맞는 미궁이에요.
초반 문제들은 약간 심하다고 느껴진 두 개 정도를 제외하곤 어렵지 않기도 하고, 포인트 힌트가 잘 되어있어 크게 어렵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이 미궁을 추천해 드리는 건 초반 때문만은 아닙니다.
중반을 넘어서면서 미궁 제작자님의 야망...? 같은 게 느껴졌어요. 빛나는 아이디어에 주목하게 되네요. 아마도 이분은 (다들 그렇겠지만) 미궁 문제를 푸는 걸 매우 좋아하시나 봐요. 더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멈추지만, 결말을 본 후 얻을 희열은 여러분의 상상보다 클 수 있습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 중급자(대략 500문제 - 1500문제)
사실 말이 중급자지, 이 정도만 되어도 유명한 미궁들은 한 번씩 맛본 상태일 거예요. 그리고 이 정도 문제수라면, 이미 특이한 기믹들을 한 번씩 겪은 상태일 테죠? 여기도 5개만 소개해 볼게요.

1. 무제한 - Alubat.
처음 소개할 미궁은 무제한입니다.
이 미궁도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소개한 미궁이랑 결이 비슷해요. 스토리와 연출보다는 담백한 문제들로 승부를 보는, 그런 면에서는 같은 제작자님의 Piece도 좋은 미궁이지만, 문제 자체가 주는 즐거움은 이게 조금 더 컸어요. 그러니까 착한 미린이들은 두 미궁을 모두 해 봅시다.
소개 글을 더 적기 어렵네요. 미궁에서 쓸 법한 아이디어들. 그러니까 자주 나오는 주제들... 을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어요. 가이드가 분명 적기는 하지만, 문제를 풀고 나면 아..! 할 만한 좋은 문제들이 참 많았습니다. 컨셉이 약간 난잡하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이건 취향의 영역인 것 같아요. 장단점이 명확한 미궁이었습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무제한의 문제들을 풀어보세요. 재밌을 거예요!
2. My Blue - 냥부엉.
두 번째로 소개할 미궁은 너무나 유명한 미궁, 푸름이 입니다.
모바일로는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이게 이 미궁의 가장 큰 정체성이라고 생각해요. 초반부 어느 정도까지는 평범하게 진행되는 편이지만, 어느 시점을 넘어가게 되면 한 페이지를 넘어갈 때마다 눈이 핑핑 도는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대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장점이 너무나 많은 미궁이라 꼽기도 힘드네요. 읽는 사람의 편의를 맞춰 쓰여 있어 더욱더 쉽게 몰입하게 하는 글과 스토리에 더욱 몰입하게 해 주는 음악, 그림, 연출. 여러 감정이 들게 하는 스토리. 다른 미궁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러 컨셉을 가지고 있는 문제 구성... 심지어 미궁 자체의 구성도 굉장히 신기했어요.
약간의 트집을 잡자면,,, 결론적으론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찾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이건 정말 트집이네요. 이렇게 트집 부리는 게 아니면 단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저에게 너무 좋은 미궁이었어요. 다 풀고 나서 며칠 동안 잊기 힘든 좋은 미궁이었습니다. 이런 걸 어떻게 만들지...

3. Lucid Dream - Deus.
세 번째는 루시드 드림입니다.
이 미궁은 꼭 새벽에 푸시기를 추천해 드려요. 이야기, 글씨체, 배경음악, 문제의 디자인까지.. 정말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요.
또 스토리와 문제, 형식이 참 치밀해요. 단순히 감성을 위한 감성이 아니라, 플레이하는 우리의 허를 찌르는 구조가 참 많았어요. 툭툭 찌르는 검색 문제들이 좀 어렵긴 했지만.. 어려운 문제들에는 질문게시판이 많이 활성화되어있으니까요. 너무 무리하지 않고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다는 느낌도 받아서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음미해보세요. 꿈은 도망가지 않아요.
4. - Mine.
네 번째는 입니다. 제목 쓰기 상당히 곤란하네요.
심지어 리뷰를 쓰기도 굉장히 곤란합니다. 문제는 검색 문제와 약간의 허들을 제외하고는 이 파트에서 가장 쉬운 정도지만,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나 이 미궁의 가장 큰 매력을 하나만 꼽자면 스토리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직접적으로, 또 어떻게 보면 굉장히 우회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제작자님의 글은 읽으면서 저는 묘한 동질감이 들었어요. 이 미궁도 새벽에 음악을 감상하며 풀면 참 좋을 것 같네요. 다 풀고 나면 우리들만의 작은 이야기를 가슴에 품게 될 거예요. 좋은 미궁 감사합니다:)

5. 미궁도원 - 마지막은 미궁도원 입니다. 상대적으로 신작에 속하는 미궁이네요.
이 미궁을 풀기 위해선 제작자님의 편지를 받아야 하기도 하고, 분량이 작은 미궁도 아니어서 클리어 자가 아직은 적지만, 미궁도원은 큰 강점이 있어요.
우선 확실한 컨셉. 각 문제가 사자성어 제목을 가지고 있어요. 그 사자성어 자체가 문제 풀이에 큰 도움이 되기도, 되지 않기도 하지만, 이런 확고한 컨셉을 가지고 있으니 문제들이 더욱 유기적으로 이어져 보이는 효과가 있어요.
두 번째는 스토리, 그리고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에요. 이 부분은 깊게 쓰면 스포일러라 생략하지만.. 미궁을 풀다가"와 이거 쩐다!"라고 소리친 미궁은 오랜만이에요. 정말, 이 미궁이기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하는 멋진 아이디어와 연출이었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이 후반부 문제가 좀 심하게 풀기 어렵다, 포인트 힌트가 없으면 쉽지 않다고 하셨고.. 저도 어느 정도는 공감해요. 어느 시점부터 문제의 가이드가 조금씩 빠져있어서 아무런 도움 없이는 쉽게 헤쳐나가기 힘들어요. 아마 이 밑에 쓸 아이들과 비슷한 난이도이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이 미궁의 맛을 더 많은 사람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분명 어려운 걸음이겠지만, 다 풀고 나면 맛있는 뷔페를 먹은 느낌일 거예요. 포만감을 주는, 좋은 미궁이었습니다.
★ 고급자(대략 1500문제 - 2500문제)
(Q. 저는 2500개 이상 풀었어요! 전 뭘 풀죠?)
(A.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고급자 정도 되면 사실 제가 밑에 적을 미궁은 거의 다 풀었을 거로 생각해요. 본인이 미궁에 대해서 확실한 호불호를 가지고 있고, 어쩌면 쪽지로 힌트도 여러 번 주고받고 하며 많은 미궁들을 접해 보았을 거예요. 이 정도 되면 새로운 미궁을 추천한다는 당초의 취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제가 좋았던 미궁 다섯 가지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라고 생각해 주세요.

1. 순백 - 정연.
처음 소개할 미궁은 정연 님의 순백입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이런 미궁이 유행이었던 선배님들의 시기가 있던 모양이에요. 담백한 스토리라인, 명확한 목표. 약간 꼬아 생각해야 하는 적은 가이드의 문제들... 특히 순백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방식은 '익숙함을 다르게 포장하기' 입니다.
흔히 어떤 관념을 생각하면 으레 떠오르는 방향이 아닌 새로움으로 바라봐야 하는, 그러므로 더욱더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확실히 멋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아이디어들을 포장해서 깔끔한 문제로 디자인하는 실력 또한 굉장히 좋습니다. 아이디어를 '문제화' 시키는 작업은 참 어렵고 힘든 건데, 풀고 나면 깔끔하다는 생각이 드는 좋은 문제들이 많았네요.
이 미궁의 컨셉과 스토리, 연출들 역시 좋았지만,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헤매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어느 하나 모자람 없이 준수하게, 톱니바퀴 돌아가듯 잘 구성된 좋은 미궁이었습니다. 많은 정보... 그 문제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밑에 소개해 드릴 미궁들보단 질문게시판도 활성화되어있고, 약간 더 쉽지 않을까요? 꼭 풀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2. ALMIGHTY - Mighty.
두 번째 미궁은 올마이티 입니다.
이번 파트에서 가장 신작 미궁이네요. 따라서 요즘 유행하는 깔끔한 문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역시 스토리보단 문제의 간결함과 아름다움에 좀 더 중점을 두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 미궁이 좋았던 이유도 명확합니다. 문제와 구조. 적당한 (그것 치곤 약간 많은) 검색과 문제 아이디어의 결합. 좋은 레벨 디자인, 분기와 히든, 여러 정답으로 구성된 부드러운 구성.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까지... 이 미궁 역시 후반부 문제들이 저에겐 좀 많이... 많이 어려웠지만, 그 문제들을 풀고 얻는 희열은 매우 컸어요. 제작자가 여러 사람이라 그런지 문제마다 특색이 느껴지는 점도 좋았습니다. 다른 미궁에서 잘 볼 수 없던 문제들도 좋았고요. 아주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다음 작품은 언제죠..?

3. 무채색 - Albeaze.
세 번째는 무채색입니다.
이렇게 내면 재밌는 문제다. 는 걸 알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이렇게 스토리를 짜고, 이렇게 접근하는 아이디어를 짜고, 이런 미궁 빈출 주제를 쓰고, 이런 곳에서 분기, 이런 곳에서 새로운 연출... 후반부 구성 역시 '이런 게 재밌다'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신 제작자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가가 만든 음식이랄까요?
이 미궁을 하면서 미궁에 본격적으로 흥미를 느끼게 되어 많은 미궁을 풀어온 저에게, 이 미궁은 여러모로 고마운 미궁이에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기 객관화가 잘 안 되는 미궁이기도 합니다. 적지만 확실한 가이드. 억지 없이 풀리는 문제들, 플레이어에게 감탄을 주는 치밀한 설계. 정말 미궁에 빠진 것처럼 쉽게 나아갈 수 없는 구성까지. 앞에서 수없이 얘기했던 난이도 조절, 구성, 디자인... 같은 요소들이 미궁에서 왜 중요한지 알게 해준 친구에요. 저한테는 다른 미궁들보다 특별하고, 즐거웠던 미궁입니다. 저와 같은 감동을 받긴 힘드실지도 모르지만, 분명 깔끔한 한정식을 먹는 것처럼 잘 만들어진 미궁일 겁니다. 기억 잃고 또 하고 싶네요.
4. Return - SEn.
네 번째는 리턴입니다.
저는 미궁이라는 장르에 본격적으로 빠진 지도, 라비린스에서 플레이한 지도 2년 남짓밖에 되지 않은 초보입니다. 이미 지나간 좋은 미궁들이 클래식으로 남아있을 만한 시간이지요. 이 시절에 나왔던 미궁들은 지금에 풀기엔 많이 불편합니다. 저도 개중 상대적으로 쉬운 몇 아이들만 건드릴 수 있었고, 그보다 무서운 친구들은 다른 선배님이 소개해 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위험한 친구 중 가장, 가장 큰 보람을 느끼게 해준 미궁이 이 리턴이었습니다. 정말 어렵지만, 정말 재밌었어요.
주로 문제로 이뤄졌고, 많은 검색과 어느 정도의 기믹 사용, 어쩌면 끈기도 필요한... 정말 많은 문제 유형을 여러 방면에서 공략해야 하는데, 놀랍게도 레벨 디자인이 굉장히 잘 되어 있어요. 그니까 초반보다 후반이 자연스럽게 어렵습니다. 조금씩 더 어려운 문제들을 공략하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힘이 빠질 일이 적습니다. 미궁의 구성 자체도 약간은 투박하지만 깔끔해요. 토를 달 수 없는 깔끔하고 세련된 구성. 무리인 듯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난이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후반부 문제들은 정말... 정말 잊기 힘든 기억이에요. 꼭 모든 분이 클리어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매우 어렵습니다.
5. 죽은 도시 - r.
마지막은 죽은 도시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궁이지요. 어떤 분은 이 사이트 전에 이 미궁을 알고 계셨을 수도 있고요. 저 역시 이 미궁을 라비린스에서 다시 접한 케이스입니다.
이 미궁의 좋은 점을 얘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딱 하나만 고르자면 스케일이에요. 대체 어떻게 해야 이 미궁을 탈출할 수 있을까... 하는 막막함을 느끼게 합니다. 문제의 종류도 다양하고요. 요즘은 잘 나오지 않는 단순 변환이나 노가다 같은 과거의 유산같은 문제들이 있지만, 중간중간 빛나는 아이디어의 문제들도 숨어 있어요.
스토리와 연출 역시 현 시대의 미궁과 비교해서 전혀 밀리지 않습니다. 역시 약간 투박한 그때의 감성을 가지고 있지만, 절대로 낡지 않은 멋진 디자인이에요. 클래식은 영원한 법이니까요. 압도적인 규모의 도시에서 끝까지 길을 잃지 않고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디뎠을 때 느낄 후련함은, 여기 적혀있는 모든 미궁보다 클 것입니다. 한국 미궁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작이라는데, 꼭 클리어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 마치며
다 적고 첨삭까지 끝내는데 딱 세 시간 걸렸네요. 어떤 식으로 쓸까, 어떤 내용을 담을까 했던 고민까지 합치면 한 네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이 글이 미궁을 시작하는, 혹은 다시 취미를 붙이고 있는 많은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증미궁만 적은 이유는 초심자들에게는 포인트가 많이 필요한데, 이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 인증미궁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자유미궁에도 재밌고 좋은 미궁들이 많아요. 여러 이유로 여기 담지 못한 좋은 미궁들도 많습니다. 또 다른 미궁을 소개하는 자리도 가져보면 좋겠네요. 다양한 미궁을 고민하고, 풀어가며 각자의 즐거움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다 즐겁자고 하는 거잖아요? 이 사이트를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이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행복한 마음 얻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뒤퍽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