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이 가지던 틀과 한계를 걷어차 버린 콜럼버스의 달걀
좋은 미궁이란 무엇일까, 좋은 문제란 또 무엇일까
미궁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 법한 주제일 것이다.
높은 난이도를 가진 문제가 몰입감 있는 스토리와 함께 내가 이 "미궁"을 헤쳐나가는 것이 좋은 미궁이라고 생각했던 적이있다.
너무 쉬운 문제는 미궁을 푸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적성취감을 느끼게 하지 못한다는 나의 오만한 편견 때문이었다.
이 편견을 깨부순 미궁이 아직도 더라비린스의 미궁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빠짐없이 거론되는 <오문 : 궁극의 다섯문제>이다.

<사진1 오문의 배너>
부제인 "궁극의 다섯문제"라는 말과 같이 오문의 문제는 단지 5개뿐이다.
모든 문제에서 제작자의 정성 어린 트릭과 재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난이도는 타 미궁과 비교해봤을 때 낮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이 미궁이 현재 가장 좋은 평을 받는 미궁이 될 수 있었던 점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1. 기발함
기발하다는 표현이 진부할 수 있지만, 기발하다는 표현은 이 미궁을 위해 만들어진 말인 것처럼 잘 어울린다. 과연 이런 상상을 처음 미궁으로 끌어들일 생각을 했다는 것이 제작자에게 존경과 경외를 품을 뿐이다.
2. 성취감
이 미궁을 클리어하는 데는 큰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클리어를 하는 순간 그 어떤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보다 더 큰 성취감을 느꼈다. 이는 좋은 미궁이라는 요소에 난이도와는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는 아주 좋은 조각이다.
과연 오문은 미궁이라는 어쩌면 고착화되었을지도 몰랐던 한계의 한쪽 면을 깬 작품이며, 미궁을 푸는 게이머의 한사람으로서. 이 이후로 이런 류의 또 다른 면을 깰 수 있는 작품들이 나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