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게임 더라비린스
g5enihprom 미궁 추천・후기 2022-01-31 23:20:37

최종수정 2022-01-31 23:38:34

 

VL 집단자살사건의 전말

(리뷰 이벤트와 무관한 게시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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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클릭하면 미궁의 첫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미궁 제목 : VL 집단자살사건의 전말

제작자 : 214 ( 前 St.Valentine )

장르 : 심리, 스릴러

미궁 길이 : 초단편 ( ) / 단편 ( ) / 중편 ( ) / 장편 (  ) / 시리즈 ( )

난이도 : 입문자 ( 🔺 ) / 초심자 ( 🔺 ) / 중급자 (  ) / 고인물 (  )

* 난이도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x는 비추천, 세모는 가능하지만 어려울 수 있음, 체크는 적극 추천입니다.



여러분께선 혹시 인생미궁을 처음 풀던 시간을 기억하시나요? 미궁이 아니더라도 인생영화, 인생드라마, 인생책, 인생곡, 혹은 엄청 마음에 드는 누군가를 처음 만난 그 순간을 생각해보셔도 좋아요. 어떠셨나요? 가슴이 쿵쾅거렸을 수도 있고, 혹은 그저 차분하고도 평범한 수많은 찰나 중 하나에 불과했을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끝없는 고뇌의 연속이었을지도 모르고요. 


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사실 전 평생 잊지 못할 작품을 마주칠 때마다 겪는 현상이 있어요. 그 작품이 영화건, 책이건, 노래건, 미궁이건 상관없이요. 음, 그 작품이 한동안 마음 속을 빈틈없이 매운다…고 하면 그나마 잘 묘사한 걸까요! 그런 작품들은 제가 다른 작품을 담아둘 수 있는 조금의 공간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해당 작품이 뇌 속에서 메아리칠 수 있도록요. 그뿐만 아니라 몸에 힘도 들어가지 않고, 식욕도 많이 줄어요. 어쩌면 작품에 혼을 빼앗긴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한 거일지도 모르겠네요. 


지금부터 추천할 작품 역시 제 마음을 한동안 가득 채워놨던 인생미궁이랍니다. 214(이하 발렌)님의 VL 집단자살사건의 전말(이하 VL),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게요.




214님의 대표작 중 하나인 Keep Your Insomnia(합작) 커버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고 했던가요! 저는 미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냥 아무것도 모른 채 미궁을 플레이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제작과정 중 해프닝이나 스토리 소재의 출처, 제작자의 취향같은 걸 알고 풀면 미궁이 더 재밌더라고요. 저만 그런가요! 헤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저와 같다고 생각하고, 먼저 발렌님과 VL의 제작 배경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해요. 


발렌님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요? ‘미궁에 대하여’의 기획 및 총괄, Paint7의 남색 제작자, 혹은 지금 다루고 있는 VL의 제작자로 간단히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짧게 요약하기엔 꽤 아쉬운 미궁인이시긴 해요! 발렌님께선 2005년(시상에…!)에 미궁게임에 입문하신 후, 배틀로얄이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지난 2021년까지 미궁을 만들어오신 미궁 제작의 베테랑이세요. 이 곳 더라비린스에서는 활동하지 않으셨기에,많은 분들께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겠지만요. 


현재까지 남아있는 작품은 아쉽게도 없지만, 대표작인 Keep Your Insomnia를 포함해 Museum, Funny Game, Double Face, Nelav 박사의 발명품, Puppy, 새, Undecided 등등… 수많은 미궁을 만드셨어요. 제작하신 미궁이 100개 넘는다고 하셨나! 아마도 가장 다작하신 제작자가 아닐까 싶어요.


몇몇 분들께선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맞아요. 위에 언급했듯이 2021년을 마지막으로 발렌님께선 미궁 제작을 그만두셨어요. 그리고 2021년에 완결된 VL, 바로 이 미궁이 발렌님의 마지막 미궁입니다. 


마지막 미궁인 만큼 발렌님께선 후회없는 작품을 만들려고 하셨던 거 같아요. 그 동안의 제작 경험을 통해 쌓은 모든 내공을 이 미궁에 쏟아부은 게 눈에 보일 정도로요. 시각적인 디자인 / 스토리 / 미궁구조 / 문제 트릭 그 어디에서도 빈틈을 찾아볼 수 없었어요. 그 와중에도 누구보다 확고했던 본인만의 색을 미궁에 담는 것까지 놓치지 않으셨고요. 마치 ‘나는 이런 제작자였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이왕 말 나온 김에, 그토록 확실했던 발렌님의 색에 대해 이어서 얘기해보고 싶긴 하지만… 그건 일단 좀 뒤로 미루고 우선 다른 거 먼저 짚고 넘어갈게요!




VL 中


VL을 클리어한 미궁인들과 얘기하다 보면 꼭 나오는 칭찬이, ‘스토리가 정말 좋았다.’예요. 근데 솔직히 말하면, 저는 VL을 풀기 전에 스토리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았어요. 제가 이런 어두운 소재의 스토리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죽음을 소재로 한 미궁은 정말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잖아요? ‘시작과 동시에 모종의 이유로 어딘가에 갇힌 주인공은 풀지 못하면 죽는 문제를 해결하며 탈출한다.’ 저는 VL도 이런 줄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네, 그리고 제가 틀렸죠. 누군가의 말마따나 소재가 같다고 똑같은 미궁이 되는 건 아닐 뿐더러, VL의 스토리 구조는 비슷한 다른 어떤 미궁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독특했어요. 정말 인상 깊었던 건, 제목에 나온 ‘VL 집단자살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었어요. 처음엔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고 넘겨도 나오지 않는 사건에 꽤 당황했어요. 초장부터, 늦어도 초중반부터 집단자살사건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그러나 당황스러웠지, 실망스럽진 않았어요. 발렌님의 필력은 뻣뻣하게 스토리를 읽는 플레이어가 본인조차 눈치채지 못하는 동안 미궁에 서서히 녹을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주인공의 사색에 공감하고, 우연이 아닌 인과 관계에 따라 진행되는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도록요. 


사건이 언제 시작되나 궁금해하는 걸 멈추고,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해 한참 플레이하다보면 어느 순간 사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긴 하지만… 그 때쯤엔 ‘제작자가 플레이어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게 사건 그 자체가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을 수 밖에 없게 되더라고요. 여기서 더 말하면 스포일러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발렌님께서 플레이어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는지, 보여주고자 했던 건 무엇이었는지, 그건 여러분께서 직접 플레이하시면서 확인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하지만 역시 자살이 스토리 소재가 된 이상, 미궁 전체에 짙게 깔려있는 무게감을 못 본 척하고 마냥 긍정적으로만 추천하기는 어려워요. 묘사보다는 분위기로 압도하는 스릴러 미궁이라 잔인한 표현은 거의 없지만, 특유의 어두움이 각 페이지에 조금씩은 묻어있어요. 몇몇 분들께선 ‘새벽에 플레이하면 안 되는 미궁’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앞으로 VL을 푸실 분들은 이 점을 유의하며 조심조심 플레이하시면 좋을 거 같다는 말 역시 전하고 싶습니다:D


그러나 이런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VL은 스토리만으로도 용기내어 플레이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에요. 저도 나중에야 알았지만, 발렌님께서 이정도 분량의 장편 미궁을 만드는 건 VL이 처음이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 있는 기승전결이었어요. 섬세한 심리묘사, 독특한 플롯, 깔끔한 결말과 제작자가 전하고자한 메시지, 이 모든 것을 갖춘 장편 미궁이 또 나오기까진 꽤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발렌님의 색은 이런 느낌이었다.


제가 발렌님의 다른 미궁들을 많이 푼 건 아니지만, VL은 발렌님의 평소 스타일과 다르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작품과 발렌님의 타 작품은 꽤 달라요. 장편이라는 걸 제하고도… 발렌님 미궁 치고는 친절하다(?)는 느낌이 있어요. 난이도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풀어본 발렌님의 다른 작품들은 문제를 찾는 거부터 난관이었거든요. 적어도 VL은 ‘문제는 여기있어요!’라고 확실히 보여주잖아요? ‘여기서 뭘 풀어야 하는 거지? 뭐가 문제인걸까?’를 고민해야 했던 다른 미궁들과 달리, VL에선 ‘이 문제는 어떻게 푸는 걸까?’를 고민해야 했어요.


그럼에도 저는 ‘VL은 발렌님의 색이 옅어진 미궁이다.’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겉모습만 달라졌을 뿐, 속에 담긴 트릭은 발렌님의 다른 미궁들과 비교해도 정말… ‘발렌님’스러웠어요.


발렌님의 미궁은 뭐랄까요… 마술사 아저씨 같아요! 저는 매번 눈을 부릅뜨고 마술의 비밀을 알아채려고 하지만, 매번 속는 그런 아이가 된 것만 같고요. 분명 모든 과정을 똑똑히 지켜봤는데도, 매번 속는 아이. 몇 번을 보고 나서야, 중간에 간단하고도 재빠른 손장난이 섞여있다는 걸 알아채고 배시시 웃으면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마냥 좋아하는 아이.


VL을 플레이하면서 저는 이런 순간을 자주 맞이했어요. 분명 모든 과정을 정확히 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답이 아니었던 페이지도 있었고, 답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았던 페이지도 있었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난 어느 순간엔, 저와 다음 페이지 사이를 가로막던 손장난을 알아채고 혼자 낄낄 웃을 수 있었어요. 이러니 제가 어떻게 위의 명제에 동의할 수 있겠어요? 누가 봐도 이 미궁인의 미궁인게 분명한데.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두 번째 페이지에 나와있듯 초심자에게도 통하는 난이도인지는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겠어요. 답형식이 꽤 까다로운 문제도 몇몇 있었고... 무엇보다 더라비린스에 공개되는 미궁들에 수록된 문제들과 VL은 좀 다르거든요. VL은 검색, 문제, 퍼즐, 행동, 넌센스, 논리 등등 다양한 트릭이 이용되는 미궁이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설마…’했던 것까지 시도해야한다는 느낌이에요! 물론 그 시도가 어렵거나 엄청 귀찮은 것들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더라비린스를 통해 미궁에 입문한 초심자들이 떠올리기엔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요? 제가 그랬거든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다행인 건, 더라비린스의 인기 미궁만큼이나 힌트가 많이 풀렸다는 점이에요! 더라비린스 질문게시판에도 질문들이 쌓여있고, DC인사이드 수수께끼 갤러리에도 꽤 많은 질문들이 쌓여있어요. 저같은 초보도 미궁을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로요! 특히 수수께끼 갤러리에는 제작자님 본인께서 직접 힌트댓글을 다시니, 만약 미궁을 푸시다 막히면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걸 추천드려요!


아무튼, 저는 이 점에서 입문자와 초심자에게 세모를 줬지만, 사람에 따라 X를 줄 플레이어도 있을 거 같긴 해요 헤헤 





VL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스포일러 가득한 후기!


이쯤에서 인정해야겠어요. 최대한 노력해본다고 해봤지만, 대부분이 미궁이 그러하듯 VL 역시 스포일러 없이는 미궁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논하기 정말 힘드네요. 아쉬워요 암튼...


슬슬 마무리할래요! 사실은 여러분께 말하지 않은 비밀이 하나 있어요. 이게 제 두 번째 VL 후기예요. 처음 쓴 후기는 공개된 장소에 올리기엔 문제가 너무 많을 정도로 스포일러 범벅이었어요. 그래서 첫 후기는 발렌님의 도움을 받아 미궁을 클리어한 사람들만 볼 수 있도록 VL 엔딩 페이지에 실어놨답니다. 궁금하면 미궁 풀어라! 이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클리어하면 이것저것 보너스가 있다~ 그런 말을 하고 싶었어요.


첫 후기를 발렌님께 보여드리고 나서,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저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부분의 미궁이 또 그렇듯, VL 역시 서로 같은 걸 보더라도 다른 걸 느낄테니까요. 그래서 미궁이 재밌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궁금하시지 않나요!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은 이 미궁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지. 헤헤, 미궁의 엔딩 페이지에서 여러분을 기다릴게요.


서툴고 가독성 좋지 않은 긴 글,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 글이 VL을 아직 풀지 않은 미궁인들에게는 호기심의 증폭제가, VL을 풀고 있는 미궁인에게는 파이팅이, VL을 이미 푼 미궁인들에게는 향수가 된다면 정말 행복할 거 같아요.


좋은 미궁 만들어주신 214(발렌)님과 글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D 


VL 많이많이 사랑해주세요.




-네잎클로버


  • 가입일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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