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게임 더라비린스
멀티플레이어 미궁 추천・후기 2022-02-02 22:48:38

최종수정 2022-02-02 22:48:57

 

윤리에 대하여

1. 윤리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이다. 재밌는 점은, 같은 사람들이 사람이 될 자격을 정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정해진 자격은 무결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을 모니터 너머의 사람에게 건네는 미궁이 바로 '윤리학' 시리즈이다.



2. 두 작품에서 '윤리'와 '도덕'이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무너지고 다시 세워진다. 마치 원래 정해진 형태가 없는 물처럼, 그 모습을 끊임없이 바꾸며 플레이어를 혼란에 빠뜨린다. 스토리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악당이었던 '불쌍한 사람'이 되고, 선한 인상을 가졌던 '싸이코패스'가 된다. 플레이어는 플레이하면서, 스토리를 읽어나가면서 '도덕적'이라는 기준의 확고함을 느슨하게 풀게 된다. 어떠한 강압도 없이 마치 더운 날 얼음이 녹듯이, 그렇게 된다. 이 두 미궁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3. 스토리로서의 강력한 힘과 함께 제작자의 문제에 대한 노력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미궁게임에 낼 문제를 만든다는 것은 그야말로 고뇌의 연속이다. 금방 만들어 낼 수 있는 문제는 이미 존재하는 문제뿐이기 때문이다. 이 미궁들에서는 제작자의 고뇌가 그 문제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 아무리 뻔한 소재라도, 아무리 뻔한 답이라도 보여주는 방법에 따라 멋있는 문제, 멋있는 풀이가 될 수 있다. 이 미궁의 모든 문제가 멋있는 문제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멋있는 문제를 만들고자 한 제작자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미궁이라는 것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4. 윤리학 시리즈의 첫 작품인 '분노의 윤리학'은 모니터에 돌을 던지게 만든다. 그러나, 그 다음 작 '정죄의 윤리학'에서는 그 날린 돌이 모니터에 튕겨 다시 플레이어에게 돌아온다. 우린 모두 누군가에게 돌을 던질만한 능력이,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나 돌을 던질 수 있다는 뜻은 곧, 나에게도 돌은 날아온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돌들을 날리고 맞는 지금, 단지 돌을 던지고 싶기 때문에 던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죄의 윤리학」 첫 페이지 中 발췌. 스토리를 관통하는 메세지.>



마지막으로 글귀를 하나 남기고 추천 겸 후기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다들 꼭 해보길 추천한다.



“If there is no objective morality, then love is no better than murder.”(주관적인 도덕이 없다면, 사랑은 살인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 Frank Tu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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