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빨간 꽃
"우진아, 너 여친 만들긴 할거니?"
아빠는 종종 농담조로 이런소릴 하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 스물다섯을 먹고도 연애 한번을 안하는 아들을 보면,
내가 아빠라도 그렇게 말할 것 같다.
"아빠, 난 이번생은 연애 못할 팔자야. 말재주도 없고 여자만 보면 머리가 하얘지는 걸..."
하지만 아빠는 웃으며 말한다.
"니가 너무 어렵게 생각해서 그런 거 아니야? 의미만 있다면 여자는 꽃 한송이에도 감동하는데 뭘."
음, 아무래도 아빠는 옛날사람이다.
"아빠 요즘 시대에 꽃이 뭐야. 그런걸로 연애가 되면 나도 참 편하겠다."
솔직히 좀 찔린다.
집에서 온종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만 돌며 손가락으론 이미 달변가에 대통령직까지 재임한 나지만,
현실에선 여자와 제대로 말한마디 섞어본 적도 없으면서 이런식으로 아는척 하는게 나 스스로도 참 웃긴다.
"우진아. 아빠는 빨간 꽃이 흩날리는 나무 아래에서 니 엄마한테 고백했거든. 아빠 말 믿어봐."
"아빠 뭐 먹고싶은거 있어? 내가 나가서 사올게."
엄마 얘기가 나와서 그냥 대충 말을 딴 곳으로 돌렸다.
"집에 밥 있는데 뭘 딴걸 먹어. 아빠 먹고싶은 거 없는데?"
"그래요? 그럼 나 그냥 산책이나 하고 올게."
아빠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대충 옷입고 집을 나섰다.
Answer Type: 한글
BGM:정키-My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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